렙토스피라증

정의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신성 질환입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유행성 또는 산발성으로 발생합니다. 유행성은 집중 호우나 홍수 등의 기후 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우리나라의 경우 8월부터 11월까지). 산발성은 토착화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야외활동 시에 오염된 환경에 노출되어 감염되는 것으로, 연중 아무 때나 발생합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우리나라 법정감염병의 제3급감염병으로 분류됩니다. 와일씨병, 추수염, 논 농부병이라고도 합니다. 사람과 동물에게 감염될 수 있으며(인수 공통 전염병), 특히 설치류(쥐류)에게 감염되어 사람에게 전파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수기에 집중 호우나 홍수가 발생했을 때 농작물 피해 방지나 재해 복구 작업 등에 종사한 농부, 군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동물은 만성적으로 보균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 균을 소변으로 배설하여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둑 물, 강물 등을 오염시킵니다. 사람과 동물은 오염된 소변에 직접 접촉(상처 부위나 점막을 통해서 감염)하거나 오염된 물이나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됨으로써 이 균에 감염됩니다.


감염 보유 숙주로는 쥐(설치류), 개, 가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된 보유 동물은 등줄쥐(Apodemus agrarius coreae)입니다. 야생동물에게는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소변으로 균을 배설합니다. 렙토스피라균은 습기가 많은 흙에서 수 주 동안 살 수 있습니다. 장마로 인한 서식 환경의 변화로 야생 쥐들 간 균 전파 기회가 많아지는 8~11월에 주로 발생합니다.

증상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후 약 1~2주의 잠복기를 지나면 임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먼저 혈액과 뇌척수액에서 균이 나오는 렙토스피라 혈증기(발열기)가 4~9일 정도 지속됩니다. 이 기간에는 급작스러운 두통, 근육통, 오한, 발열이 나타납니다. 또한 지역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폐출혈형이 많으므로, 이 시기에 폐출혈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신체검사를 하면 광과민성을 동반한 결막 충혈이 나타납니다. 이후 1~3일 정도 증상이 비교적 호전되는 듯하다가, 혈중에 Ig M 항체가 나타나는 회복기(면역기)에 이릅니다. 이때는 발열, 두통, 구토, 목이 뻣뻣해지는 수막 자극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 내에서도 지역에 임상 증상에 차이가 나타납니다. 충남 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발진이 많이 나타나고, 호흡기 증상이 가벼우며, 객혈은 거의 없고, 임상 경과가 짧고 가벼웠습니다. 춘천 지역의 경우 주로 호흡 곤란 등 폐부종형 소견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객혈은 나타나지 않았고, 저알부민증이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폐형 렙토스피라증 외에도 인플루엔자형, 간장형, 급성신부전형, 바일씨 질환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증상 없이 감기몸살 정도로 가볍게 앓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단

렙토스피라증을 진단하기 위해 혈액이나 소변에서 균을 검출하는 배양 검사와 혈청 반응 검사(microscopic agglutination test, 민감도와 특이성이 높은 검사 방법)를 사용합니다. 혈액 속 항체는 1주 말쯤에 나타나서 3~4주에 최고치에 달합니다. 급성 질병기와 회복기에 혈청을 검사하여 4배 이상 증가했을 때 의의가 있습니다. 1번 검사하는 경우 1:1600 이상 증가했을 때 의의가 있습니다. 유행 지역에서는 Ig M에 대한 dot-ELISA 법도 효과적입니다.


렙토스피라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가을철 열성 질환인 신증후군 출혈열, 쯔쯔가무시증 등과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수막염, 뇌염, 간염 등과도 구별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 게는 이들 질환 모두에 대한 혈청학적인 검사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발생 시기나 대상을 근거로 구별하기도 합니다. 신증후군 출혈열의 경우 가을에 많이 나타나지만 연중 내내 발생합니다. 쯔쯔가무시병은 건조한 밭에서 일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또한 좀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남은 특징적 가피(eschar)를 통해 구별하기도 합니다. 렙토스피라증은 홍수나 태풍 후 논에서 일한 남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치료

발병 5일 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발열 기간과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penicillin G, doxycycline)는 고열 등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약제입니다. 그러나 가능한 조기에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과

중증 환자의 경우, 발병 후 임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장기 부전증이 합병될 수 있습니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사항

아직 렙토스피라증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위험한 작업을 하는 경우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200mg을 1주에 1회씩 경구 투여하여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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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는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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