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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혈관을 구하러 다시 떠나는 후닥이와 원정대
이상지질혈증 빌런을 잡지 못해 착잡한 마음을 달래고자 옥상에 올라간 신대리.
그의 눈에 보인 것은 댕강 잘린
레이더망 전선이었다.
레이더망이 고장 나 있으니
위치 추적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신대리는 레이더망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보겠다며 옥상에 올라간
오주임을 떠올렸다.
분명 옥상에서 내려온 오주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순수한 얼굴로 말했었다.
레이더망에는 아무 이상도 없다고.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 신대리는
빠르게 센터실로 내려갔다.
센터실의 직원들은 여전히 이상지질혈증
빌런 때문에 쉴 새 없이 분주했다.
오주임도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듯했다.
신대리는 오주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오주임,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신대리는 오주임을 데리고
사람이 없는 창고로 들어갔다.
오주임은 갑작스러운 신대리의 부름이
당황스럽다는 듯 말했다.
“대리님 갑자기 저는 왜…”
신대리는 고뇌하는 듯 머뭇거리다 말했다.
“오나리 씨, 우리 위치 추적 포기했던 날…
레이더망 점검 차 혼자 옥상 올라가셨죠?”
“아, 네! 그랬었죠.”
“옥상에서 돌아왔을 때 나리씨가
아무 이상 없다고 했잖아요,
혹시 그때 레이더망 전선 잘려있는 거
못 보셨어요?”
“네? 제가 확인했을 땐 분명
아무 이상 없었는데요.
왜요, 지금 레이더망 전선이 잘려있어요?!”
오주임은 놀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그 누구보다도 순수한 표정으로
신대리를 바라보는 오주임의 눈동자는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신대리는 그때 문득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의심할 사람이 없어서
우리 직원을 의심하다니…
그래, 같이 동고동락한 세월이 얼만데.
으이그, 어리석다 내 자신.’
신대리는 잠깐이지만 오주임을
의심했던 것을 반성하며 말했다.
“네, 레이더망 전선이 잘려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질.빌 쪽에서 우리가 정신없던 사이
잘라 놓은 것 같아요. 얼른 고쳐서 써야죠.
그래도 다음부터는 좀 더
꼼꼼하게 체크해주세요, 나리씨.”
신대리는 오주임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그리곤 창고를 나와 다른 직원에게
얼른 전선을 원상 복구 할 것을 지시했다.
창고에 홀로 남은 오주임은 불안한 눈빛이다.
오주임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켜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
‘들키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의심받을 뻔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