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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거울아 거울아를 외치던 마녀, 사실은 조현병 환자였다?
진료과목 : 정신건강의학과
<본 포스트에 나오는 동화 관련 이야기들은 모두 픽션으로,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후닥이입니다.
어릴 적 보았던 동화 속 주인공들이
사실 병 하나씩을 다 앓고 있었다…?
<후닥이의 건강탈무드>로 알아보는
동화 속 주인공들의 질병, 그리고 해법까지!
오늘 세 번째 시간은 <백설공주>입니다.
동화의 고전으로 알려진 백설공주!
시대에 맞춰 꾸준히 재해석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작품은
생각보다 많은 비유와 상징을 품고 있답니다.
그 중 오늘 우리가 눈여겨볼 캐릭터는
주인공 백설공주가 아닌
계모 왕비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니?”
왕비는 거울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거울이 말하기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은
바로 백설공주입니다.”
이에 왕비는 화가 나 사냥꾼에게
백설공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가엾은 백설공주는 사냥꾼에 의해
납치되어 숲 속에 버려집니다.
사냥꾼이 백설공주를 죽이려고
칼을 꺼내 들자,
백설공주는 자신이 숲 속에서
절대 나오지 않을 테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 달라며 애원합니다.
어린 백설공주를 가엾게 여긴 사냥꾼은
백설공주 대신 어린 멧돼지의 심장을
왕비에게 바치고,
백설공주는 숲 속에서 일곱 난장이와
함께 살게 됩니다.
우리는 백설공주의 순수하고 맑은 매력에
빠져 왕비를 그냥 악역으로만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동화 속 왕비가 거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본다면
일종의 망상과 환시, 환청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비난한다고 생각하고,
(피해망상)
거울 속에 악마가 보이고, (환시)
거울이 왕비에게 말을 건다고 (환청)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악역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사실 치료가 필요한 환자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현병이란 과연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조현병 하면
뭔가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 뉴스를
접하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극히 일부 환자와 관련된 경우이며,
치료를 잘 받고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인데,
뇌의 신경계 혹은 마음의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만
치료를 통해 신경계와 마음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그리고 조현병은 드문 질환이 아닙니다.
통계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0.5~1%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25만에서 50만 명이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환자들이 많음에도 주위에서
조현병 환자들을 만날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조용히 집에서 지내는 환자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조현병 환자들은
대인관계를 피하고 말수가 적고 외부 활동을 잘 안 하려는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음성증상이라고 부릅니다.
반면 겉으로 드러나는 양성증상도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환청과 망상입니다.
특히 자신을 비난하거나 욕하는 환청,
누군가가 자신을 해코지할 것으로 믿는 피해망상이 가장 흔합니다.
마치 거울이 사람처럼 말을 하며
“너는 못생겼고. 백설공주가 제일 예뻐.
그러므로 백설공주를 없애야 돼!” 라고
자신을 조종한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동화 속 왕비처럼 말입니다.
그저 동화 속 내용으로 치부했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환청이나 망상을
실생활에서 경험하면 엄청나게
불안하고 무서울 것입니다.
조현병 치료에 제일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입니다.
심리의 문제가 아닌 뇌의 문제이기 때문에,
초기에 약물치료를 적절히 받으면
충분히 아질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와
가족치료를 비롯한 정신치료가
조현병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조현병은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해 호전되어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왕비도, 거울이 자신에게 말을 걸며
누가 예쁘고 못생겼는지 ‘얼평’한다는
사실을 가족들이 미리 알았더라면
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동화를 현대의학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후닥이의 건강탈무드!
후닥이는 다음 시간, 다른 동화
다른 주인공이 앓았던 질병을 골라!
후다닥~ 다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