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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백혈병 빌런을 물리칠 방사선 무기 준비완료!
분홍 생명체는 움찔하고 걸음을 멈춰선 채
얼음 상태가 되었다.
후닥이는 멈춰선 분홍 생명체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앞에 섰다.
“너 아까 이마 꽤 세게 부딪힌 것 같은데,
약 발라야지!”
“어..? 네..?”
당황한 분홍 생명체는
자신의 이마를 더듬었다.
세게 부딪힌 게 맞긴 했는지
벌써 혹이 크게 부풀어 있었다.
“나는 워낙 머리가 튼튼해서 괜찮은데,
넌 나랑 약국 좀 가야겠다!”
후닥이는 다짜고짜 분홍 생명체의 손을 잡고 가까운 약국으로 향했다.
분홍 생명체는 그대로 후닥이에게 이끌려
함께 약국까지 가게 되었다.
후닥이는 분홍 생명체를 약국 앞에 세워 두고
기다리라고 말한 뒤, 금방 약을 사서 나왔다.
후닥이는 분홍 생명체와 함께
약국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그리곤 분홍 생명체의 이마에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었다.
“…감사합니다.”
분홍 생명체가 후닥이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래그래. 피가 심하게 나진 않아서
다행이네. 많이 당황했지?
다짜고짜 약국에 데려와서.”
“네, 조, 조금..”
“난 누가 아픈 걸 보면
절대 그냥 못 지나치걸랑.”
“그건 저, 저도 그, 그래요.”
분홍 생명체는 굉장히 숫기가 없어 보였고
대화 중간중간 말을 자주 더듬었다.
“내가 보기에 넌 좀 수줍음이 많은 것 같은데, 아픈 누군가를 어떤 식으로 도와줬니?
갑자기 또 궁금해지네.”
“음… 사, 사실 저는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아픈 길고양이들을 치료하고 있어요.”
“오~ 너 쫌 멋있다! 아,
그럼 혹시 그 흰색 고양이도?”
“네, 제가 치료했던 아이예요.”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후닥이는
이 분홍 생명체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너 이름이 뭐야?”
“콩닥이요.”
후닥이는 벤치에서 내려와 콩닥이의 앞에
서더니 그를 향해 손을 턱 내밀었다.
“야 콩닥이, 너 나랑 세상을 바꿔보지
않을래? 모두가 언제든지 건강에 대한
걱정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이야!”
콩닥이는 후닥이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잠깐 멈칫했다가 슬며시
후닥이의 내민 손을 마주 잡았다.
“오케이! 이제 넌 내 친구,
우린 앞으로 하나다!”
“그, 그래. 좋아.”
패기 있게 손을 맞잡은 둘을
하늘도 응원하는지 눈이 더 펑펑 내렸다.
백혈병에 걸린 콩닥이가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
창문에는 올해의 첫눈이 내리고 있다.
‘오케이! 이제 넌 내 친구,
우린 앞으로 하나다!’
콩닥이는 오늘처럼 첫눈이 내렸던 7년 전,
후닥이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콩닥이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병상에 누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탓했다.
후닥이와 건강 지킴이 원정대 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후닥이는 그날 대체 왜 내게 손을
내밀었을까.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잘하는 거 하나 없는 바보인데…”
콩닥이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는 평소 원정대 활동을 할 때도
자신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고,
힘 있고 용기 있는 다른 대원들에게
얹혀가는 처지라고 생각해왔었다.
“이젠 이렇게 백혈병 빌런에게 꼼짝없이
당해 누워있으니, 난 정말 대원들에게
짐이야.”
콩닥이는 눈물이 고여 촉촉해진
눈가를 손으로 벅벅 문질렀다.
한편, 의.정.소 센터는
백혈병 빌런 처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신대리는 대원들을 데리고
의.정.소 센터의 ‘무기 개발실’로 들어갔다.
무기 개발실에 들어간 세 친구의
눈에 보인 것은 방패 같은 생김새의
거대한 기계였다.
“저게 뭐죠?”
토닥이가 신대리에게 물었다.
“너희가 백혈병 빌런과 싸우는 데
쓰게 될 무기지.
저기 방패 표면에 촘촘히 달린 조명
같은 것들 보여?”
신대리의 말 대로 커다란 방패에는
수백 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작은 전구들이
빽빽이 달려있었다.
“저기서 방사선이 나오게 될 거야.
너네는 저걸 백혈병 빌런을 향해 쏘면 되고. ”
후닥이, 뚝딱이, 토닥이는 자신들이
싸움에 쓰게 될 방패를 바라보며
긴장이 되었는지 침을 꿀꺽 삼켰다.
“근데 하나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저 방패가
크기도 크고 무거워서
너희 셋이 들고 공격을 하려면
좀 힘에 부칠 수도 있다는 거야.”
“콩닥이가 있었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후닥이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항상 밝고 자신감 넘치는 후닥이에게
드물게 보이는 모습이었다.
토닥이가 후닥이를 위로하며 말했다.
“투병하고 있는 콩닥이를 생각해서라도
힘내서 해보자.”
뚝딱이도 말을 얹었다.
“그래. 내가 팔 근육 운동 열심히 해서
콩닥이 몫까지 힘을 키워볼게!”
뚝딱이의 말에 후닥이가 못 말린다는 듯
피식, 하고 웃었다.
그러자 굳어있던 분위기가 한층 풀렸다.
후닥이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백혈병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콩닥이를 떠올렸다.
그 모습을 떠올리니 백혈병 빌런을 꼭 없애 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다들 손 모아!”
후닥이의 외침에 세 친구는
손을 한데 모았다.
“건강지킴이 원정대, 가보자고!”
후닥이의 선창에 다 같이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후다닥-!!!”